우리집 요정 하늘이가 그만 수두에 걸리고 말았다. 처음엔 모기가 집중공격을 한 줄 알고 연하디 연한 그녀의 목덜미에 벌레물린데에 바르는, 쏴~한 연고를 발라주었더니 이방 저방 뛰면서 따갑다고 난리를 쳤다.
"어쩜, 모기가 우리 하늘이 만 물었니? 너 어젯밤 안씻고 잤지, 그치?"
내 짓꿎은 물음에 우리집 요정 하늘이는 아무 말도 못하고 입만 아기오리 처럼 튀어나와 있었다. 딴엔 자존심이 좀 상했는 모양이다.
"것봐, 안씻으니까 모기가 하늘이의 땀냄새 맡고 하늘이 목덜미 에서 신나게 파티 열었네뭐."
"하도 졸려서 쪼끔만, 아주 쪼끔만 자고 다시 일어날려고 했어요. 근데 일어나 보니까 아침이예요. 엄마는 뭐 어릴때 저처럼 그런 때 없었어요?" 하며 눈을 감췄다.
씻지 않은것에 대한 창피함을 애써 커버하려는 하늘여수? 의 발찍한 변명에 피식 웃음이 새어 나왔다. 역시 나도 어릴땐 안씻고 잘 때가 더 많았으리라.
어릴때 본인이 못한것에 대한 부분을 엄마들은 아이들 에게 강요한다지 아마?
그날은 모기를 방어하기 위해 여러가지 조치를 취해 놓고 잠이 들었다. 아뿔싸!
다음날 나는 하늘이의 몸에 빨간 것들이 심상치 않은것 이라는걸 알고는 얼른 병원으로 달려갔다.
"수두네요. 언제부터 이랬죠?"
의사 선생님께서 물었다.
"어제부터 그랬는데 저는 모기가 문것 인줄 알고 벌레물린데 바르는 연고를 발라줬거든요. 그런데 오늘 보니 더 많이 온몸에 났길래 병원을 찾았습니다"
의사선생님은 당황하시며 말씀하셨다.
"애가 얼마나 아팠겠어요, 벌레물린데 바르는 연고라니~-_-;......이쁜딸 일 날뻔했네"
의사선생님의 꾸지람을 바가지로 얻어 먹은뒤 하늘이의 눈째려봄을 따갑게 발사 당했다.
나는 졸지에 하늘이 에게 반격을 당한 후 미안함에 꼬리를 슬며시 내렸다.(깨갱깨갱~)
"앞으로 일주일 간은 유치원 에 보내지 마시고 사람들 많은곳 에도 데려 가지 마시고 집에서 푸욱 쉬게 하세요"
"의사선생님 앞에서는 다소곳이
"네 알겠습니다"
라고 대답했지만
"으윽-_-; 일주일 아라~ 그 많은 시간을 어떻게 감당한다?"
한편 좋기도 했지만 한편은 걱정이 앞섰다.그녀의 삶은 잠시도 가만있지 않는다는 점 때문에. 호기심? 좀이쑤심? 온몸이 근질근질함? 이 많은것들을 내가 소화해 내기는 역부족 임을 나는 너무나 잘 알기 때문이다. 나는 그녀와의 일주일을 신나고 도 멋진 추억으로 이어질 수 있는 멋진 궁리를 시작했다. 요리조리 궁리 끝에,
"아하?"
나는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생각 났다. 움직이는 친구를 사귀게 해 주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햄스터 키우기. 예전 부터 우리집 두 여자(별과 하늘)가 그리도 좋아하는 햄스터를 마음속에 생각해 둔 지라, 우리집 세 여자는 햄스터를 사러 큰 마트에 갔다. 의사 선생님은 사람들이 많은 곳엔 가지 말라 하셨지만 모자를 꾹 눌러쓰고 마치 하늘이가 아닌 양 하고는 얼른 다녀왔다. 여러번 비밀리에 눈도장을 찍어 놓았던 그녀석 들이 있는 코너에 발을 딛었을 때 우리집 별과 하늘은 너무나 좋아했다. 끝도없이 조잘조잘, 종달새 나 아니면 참새처럼 별과 하늘은 서로 의논하여 햄스터 두 마리와 예쁜 햄스터 가 살 신식 집, 집안에 깔아줄 톱밥 꾸러미 와 먹을 양식, 이렇게 몇 만원을 투자하여 새로운 식구를 집에 데리고 돌아왔다.
집에 도착하자 마자 두 녀석의 이름부터 짓기로 했다. 별이의 햄스터 이름은 ''쬬코''로 하기로 했고 ,하늘이의 햄스터 이름은 ''슈가'' 로 이름 지었다. ''쬬코''가 남자아이 이고 ''슈가''는 여자아이임을 이름에서도 금방 알수 있었다. 달콤한 일들이 벌어질 듯한 이름.^^*
''쬬코'' 와 ''슈가''는 이제부터 우리 가족이 되었다. 앞으로 그들의 앙증맞은 하루가 별과 하늘의 가슴에, 눈빛에 얼마나 많은 추억들을 만들어 줄 지가 기대된다.
수두 로 인해 얻어진 ''쬬코'' 와 ''슈가''. 그 두 녀석의 몸짓 하나 하나가 우리 집 별과 하늘의 잠자는 시간을 그새 두시간 이나 늦추고 말았다. 얄미운 ''쬬코'' 와 ''슈가'' 하지만 내일부터 본격적인 가족의 일원으로 생활하게 될 녀석들 에게 우리는 입모아 얘기 했다.
"쬬코 와 슈가! 너희들을 환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