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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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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엄마


BY 모모 2003-08-19

휴가를 다녀 왔다

요즘의 우울한 기분에 그나마 휴가라도 다녀 왔으니 그나마 다행으로 여긴다.
결혼후 첨 이었나...
친정엄마와 큰언니 내외와 휴가를 간것이..
가까이 있으면서도 친정은 늘 내게 그리움으로 자리 잡는다.
강화에 있는 언니네로 가면서 엄마는 뭔가 맘에 안드시는 표정이셨다.
1남4녀인 우리집은 딸이 많아서 모이면 늘 시끄러웠고, 그 목소리의 한몫을 엄마가 담당하고 계셨다.
고집도 세시고 자식집에 오면 한시도 가만히 앉아 계시지 않고 이구석 저구석 다니시며 일하시고 냉장고의 묵은 반찬까지 정리 하시며 잔소리를 하시는 엄마를 견디기 힘든 우리들의 반항까지..
한마디로 정신을 쏙 뺀다고 해야 맞는 말일거다. 이번에도 언니집에 가시면서,,
"보나 안보나 엉망 일거야..아이는 셋이고 지는 일하고 밤늦게나 오니 어디 청소할 시간이나 있어? 어이구..딴집의 딸년들은 엄마가 오면 저그가 다 알아서 밥도 해먹고 청소도 하고 그러는데 우리집 딸년들은..." 하며 고개를 흔드신다.
언니들이 그렇게 엉망으로 해놓은 것도 아니고 엄마가 안하셔도 알아서 다 하는데 엄마는 당신이 아직은 건재 하심을 보이시려고 그렇게 분주하게 몸을 움직이신다.
일흔이 다 되신 연세에도 자식들 김치를 담궈 주시고,
오실때 마다 밑반찬을 해오시는 엄마에게 뭐라고 잔소리를 하면 엄마는 "내가 아직 힘이 있으니 하지 더 늙으면 해달라고 해도 못해준다" 하며 신경쓰지 마라고 일침을 놓으신다.
난 그런 엄마가 맘에 안들때가 더 많다.
오시면 좀 쉬고 그러시지..
사실 우리 시어머니는 집에 오셔도 손에 물하나 안묻히시는데.. 엄마의 그런 맘을 다 알면서도 겉으로 짜증이 되어 한번씩 못된 소리를 해댄다.
딸과 엄마는 왜 그렇게 나이가 들면 들수록 싸우는지..
그러면서 그리워 하고 안스러워 하고,,
오늘도 강화에서 같이온 친정 조카들 땜에 힘들다고 우중에 조카들을 데리러 오신 엄마..
다른집의 엄마들 보다 조금은 유별나고 당신뜻에 꼭 맞도록 자식들이 살아주길 바라는 마음에 자식들을 달달 볶지만,
엄마 오래토록 기운 잃지 마시고 건강하게 사시길 바라는 맘은 간절하다.
친정이라는곳..미우나 고우나 여자들에겐 영원한 안식처 인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