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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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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녀4대


BY 시냇물 2019-07-28

어제는 원주에 내리니 그야말로 불볕더위가

후끈하고 달려 든다

큰딸램과 만나기로 한 시외버스터미널에

내가 먼저 도착했다

시간이 남았길래 만나기로 한 상점 앞에서

기다리고 있으려니 어느새



"할머니!"

하며 손녀가 큰딸램과 내 앞에 나타났다

오랜만에 보니 무척 반가웠다

롯데마트로 가서 장을 몇 가지 보아


날도 덥길래 시원하게 택시를 탔다



우리가 한꺼번에 들이 닥치니 엄마가


깜짝 놀라시며 반갑게 맞아 주신다

마침 점심 때도 되었기에 내가 해 간

막걸리술빵을 내 놓으니 모두 맛있게

한 조각씩 먹고 함께 사 간 궈바로우도

시장이 찬이라고 맛있게 먹고는 한숨 돌리고

쉬었다



내가 사 갖고 간  정리박스에 자잘한 것들을

담아 엄마방 침대 옆 탁자에 놓아 드리니 좋아하신다 탁자 위가 아주 깨끗해졌다며...

얼마 안 되는 돈으로 해결되는 걸 진작 사다

정리해 드릴 걸 싶다



손녀는 좋아하는 고양이를 한 번 안아보려고

계속 쫓아 다니는데 고양이가 낯설어서인지

손녀를 피해 도망 다니기에 바쁘다



그런 모습을 보는 엄마도 좋으신지 증손녀를

흐뭇한 표정으로 지켜 보신다



조금 있으니 언니가 큰딸램과 내게 주려고 성당에서 산 참기름, 들기름, 참깨, 김치까지 한 보따리를 양 손 가득 들고 들어왔다 큰딸램은 살림에

보탬이 되는 것들이라고 

"와~~ 큰이모 고맙습니다!"며 좋아한다



나는 언니와 조금 얘기를 나누다 렌지후드 찌든 때를 내가 사 갖고 간 청소용 세제로 닦아

내느라  바빴다

지난 번부터 그게 눈에 거슬리길래 이번에

꼭 청소를 하려고 마음을 먹었는데

몇 번을 닦고 또 닦아도 찌든 기름 때는 쉽사리

벗겨지지가 않았다



엄마는 내가  땀을 뻘뻘 흘리는 게 안타까우셨는지 계속 그만해도 된다고 말리셨다  내가  놀러간 것도 아닌데 그냥 시간을 보내긴 아까워 어느 정도 성에 찰 때까지 계속  닦아냈다

아주 깨끗해지진 않았지만 그래도 찌든 때는

거의 안 보이게 해서 끼워 놓고 나니 그때서야

마음이 좀 놓였다



미사 가기 전 모처럼 언니네서 저녁을 먹기로

하고 언니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언니네로 갔다

손녀는 목조2층 주택인 이모 할머니네가 좋다고

연신 2층을 오르내리며 큰딸램에게



"엄마도 이런 집에서 살고 싶지? 내가 이 다음에 돈 많이 벌어서 엄마, 아빠 이런 집에 살게 해 줄게!"하는 바람에 모두 웃었다

마침 큰조카도 와 있었는데 혼자 척척 삼겹살 굽고 식탁 셋팅해서  번개같이 저녁상을 차리니

큰딸램이 놀랜다

남자가 어쩜 집안 일을 저리 잘하냐고 ㅎㅎ

그러니 어떨 땐 언니도 며느리가 부럽다고 한다





 저녁을 먹은 후 여자들만 다 함께

성당으로 가서 미사를 드렸다

조촐하고 소박하며 아담한 시골성당이 큰딸램 취향에 딱이라고 좋아한다



도시에서 사느라 소음에 시달리는 큰딸램은

 조용하고 풀벌레 소리도 들리는 곳이

너무 좋단다

이번에 함께 오길 정말 잘했다 싶다



엄마네로 돌아와 손녀는 자기 엄마를 제쳐 놓고

내 옆에서 자고 싶다고  내 옆에 베개를

갖고 와 눕더니



"할머니, 우리 같이 얘기하다 자요!"

하며 종알종알 지저귄다

재미있는 얘기, 무서운 얘기 해주며

누웠으려니 손녀의 종알거림이 자장가처럼 

들려 우린 어느새 꿈나라로~~~~



이렇게 모녀4대의 하루가 잘 저물었다^^








 
모녀4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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