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이 뭐라해야되나.. 어떤 일이 마음에 남아있으면 풀어야된다.
12월 대림절은 곧오실 예수님의 탄생일인 성탄절을 준비하는 기간이다.
사실 신부님 앞에서 나의 죄를 고백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두어달 마음에 담아 둔 채로 성탄절을 맞이하기에는,
새로운 새해를 맞아이하기에는 개운하지가 않다.
신부님은 우리들의 마음을 너무 잘아셔서 미리 말씀하신다.
평소에 고백성사 보기가 힘들어서 판공성사만 겨우 보는 사람이 많지만
그것또한 부활절 전 보단 성탄절 전인 많다고 하시면서
아마 일년을 결산하는 의미에서 그런거 같다고 말씀하시는데
틀린 말씀은 아니다.
그러면서 하시는 말씀이,
목소리를 변조하지 마십시요.
변조해도 다 압니다.
성당에서 봉사하는 사람들은 아무래도 신부님과 자주 이야기를 하다보니
목소리를 알고 있는 신부님 앞에서 죄를 고백하기가 쉽지 않아
일부러 다른 목소리를 낸단다.
굳이 그럴 필요까지는 없는데 말이다.
어떤 할머니는 죄를 고백하는게 아니라
-세상 사는게 다 죄죠.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렇게 고백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단다.
고백성사 하면서 물귀신 작전으로 다른사람 잘못을 탓하는데,
다른사람 잘못을 고백하는 게 아니라 나의 잘못을 고백하는 것이다.
천주교에선 판공성사라는게 있다.
천주교 신자라면 일년에 기본으로 두 번은 고백성사를 봐야하는 의무가 주어진다.
물론 자주 보는 신자도 많은데 자기죄를 고백하는게 쉬운 게 아니니 기본으로 살아가면서
일년에 두 번은 성사를 봐야한다는 것이다.
나의 죄를 고백하니
신부님은 나의 마음을 이해해 주시고 방향까지 알려주시니 고백성사라기 보단
심리상담을 받은 기분이다.
하루를 마감하는 잠자리에 들기 전에
하루를 되돌아보며 감사하고 잘못된 일을 반성하고 기도하며 잠을 청한다.
그런데 신부님 앞에서 고백성사를 보는 건 또 다르다.
남에게 선뜻 하기 어려운 말인데 누군가 진지하게 들어주고
조언을 해주면 참 많은 위고가 된다.
그래서 영화에서 보면 죄를 짓는 사람들이 신자가 아니어도
신부님께 고백하는 장면이 나오나보다.
고백성사를 하고 나오는데 눈물이 난다.
그래. 잘했어. 마음에 두고 있어서 늘 갑갑하고 힘들었는데
다행히 나의 마음을 잘 헤아려주시니 성사를 잘 본거야.
가벼운 마음으로 나와서 기도를 하고 시작 성가를 부르니
목소리가 떨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