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 LA-할리우드에 서다
LA의 ‘코리아타운’을 둘러보면서 내가 한국인임이 자랑스러웠다. 미국 최대라는 코리아타운은, 대국 ‘차이나타운’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규모가 컸다. 물론 ‘리를 도쿄’와도 비교가 되지 않았다. 거리의 인파도 여기가 한국인가? 싶을 정도로 한국인이 많았다. 한글 간판도 즐비했다. 우리는 한국인 식당에서 ‘육대장’으로 점심을 먹었다. 며칠 안 되는 미국 생활에도 향수를 불러냈다. 얼큰한 맛이 영감의 입맛에 적격이라, 한국에서도 자주 먹던 육대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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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제대로 관광을 하려나 보다. 아직 시차적응이 되지 않았으나 따라나서야 했다.
말로만 듣던 할리우드. 아니 할리우드 사인. 그 사인을 보러 산에 올랐다. 캘리포니아 주(州) 로스앤젤레스(Los Angeles)에 있는 관광명소로, 마운트 리(Mount Lee) 지역의 할리우드 힐(Hollywood Hills)에 있다(인터넷에서 얻음). 지독히도 따가운 햇볕 아래 사위는 우리를 할리우드 사인 근접한 곳에 내려놓고, 차를 대러 아래로 아래로 내려갔다. 차도 줄을 이어 늘어섰고 관광객도 줄을 이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땀이 흐르지는 않았다. 습한 기운이 없어서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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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할리우드 사인 앞에까지 다녀왔어.’하는 자랑삼아? 다른 이들은 가 보지 못한 곳을 나는 다녀왔다는 자부심?
그러나 ‘할리우드 사인’은 그저 사인 그 자체였다. 왜 그 사인에 열광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나, 할리우드 사인 앞에까지 다녀왔어.’하는 자랑삼아? 다른 이들은 가 보지 못한 곳을 나는 다녀왔다는 자부심? 할리우드 사인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것이 고작이었다. 어느 각도에서 사인을 배경으로 찍어야 하느냐 하는 것만이 관심사였다. 오르기가 힘들어서 였을가. 젊은 관광객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할리우드 사인은 배경으로 사진을 찍은 곳에서도 꽤 먼 거리였다. 워낙 사인이 큰 글씨체이기 때문이었다. 사인의 아래까지 가는 관광객도 간혹 보였다.
다시 ACADEMY시상식장인 DOLBY시어터로 향했다. 시상식장으로 오르는 돌계단에 서서, 레드카펫을 사뿐히 즈려밟았을 <그레이스 케리>, <잉그리드 버그만>, <오드리 햅번>을 그려봤다. 돌비시어터와 나란히 선 ‘차이니즈시어터’는 과연 중국다운 화려함이 보였다. 돌비시어터와 차이니스시어터의 앞을 잇는 도로는 ‘Walk of fame’로 스타들의 핸드프린팅이 즐비했다. 눈에 익은 스타들이 많았고 우리 나라의 ‘이병헌’도 한쪽 가장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나는 명예로운 일이라고는 하나, 뭇사람들의 발길에 채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았다.
별 모양에 이름을 넣은 스타들도 있으나 상혼의 미끼가 되기도 했다. 분홍색 종이로 별모양 위에 얹어놓은 위에 자기의 이름을 새기도록 호객행위를 하고 있었다. 유명 케릭터로 분장한 사람들이 사진을 같이 찍자고 짜증스럽게 유혹을 했다. 가게에서도 헐리우드 상표를 이용한 물건들을 팔고 있었다. 오스카 트로피의 모형이 눈길을 끌었다. 할리우드를 방문한 기념품을 하나쯤 가지고 싶었으나, 물건이 너무나 날림으로 제작 된 느낌이어서 구입은 하지 않았다.
결과론적으로는 아쉬움이 많았다. 대 ‘미국의 할리우드’가 아닌가. 그 명성에 반해서 물건들이 너무 허술한 느낌이 들었다. 정보를 능가하는 거리의 무질서도 마땅치 않았다. 물론 자유의 나라이니 분방함이 있으리라는 예상은 했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좀 더 고급지고 우아한 느낌을 줄 수는 없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자유스럽다는 느낌보다 좀 저질스럽다는 느낌이 들었다. 만내딸 왈,
“대 미국의 할리우드도 우리 엄마 수준을 능가하지는 못하네 훗훗훗.”
사실을 말하자면, 어느 곳인들 그렇지 않겠나 마는, 특히 ‘할리우드’애 대해서는 내가 새로운 볼거리로 소개할만한 것은 없었다. 봇물처럼 쏟아지는 정보 속에, 그림을 그리듯 너무나 상세한 설명들이 많으니 말이다. 그저 서울의 촌할머니가, 며칠의 미국여행에서 본대로 느낀대로 수수하게 나열해 나가는 것이 옪겠다 싶었다. 애초부터 그렇게 가닥을 잡았더니 글 쓰기가 한결 편하다. 물 흐르듯이 쓰고 싶은 대로 자유롭게.
. <돌비시어터> 앞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