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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의 40대 직장 여성과 MZ직원과의 싸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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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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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창부수


BY 천정자 2017-01-22



청소는 언제 하냐?

세탁기 고장났는데 언제 사냐?

내 말이 말 같지 않냐?

반찬이 이게 뭐냐?

 

 위의 질문은 몽땅 나의 남편이 아내인 나에게

하는 질문이다. 문제는 이 질문이 벌써 25년째인가?

아니다 해가 바뀌니까 26년째다.

 

첫번째 질문에 내 대답은 아직 못했다.

사실 안한 것일 수 있다.

나보다 남편은 나보다 더 청소를 더 잘하기 때문에

털털하다 못해 칠칠치 못한 마누라보다 실력이 더 월등한

남편에게 맡기는 것이다.

원래 잘하는 사람이 하는 것이 집안에

여러모로 좋다고 대답은 하고 싶은데

입이 안 떨어진다.

보나마나 버럭 소리를 꽥 지를테니까.

 

두 번째 질문은 재 작년에 세탁기가 돌아가는 소리가 요란하다.

쾅쾅쾅 드륵드륵 하더니 아무리 버튼을 눌러도 요지부동이다.

세탁기도 돌아가시는구나..

그래서 홀라당 버렸다. 문제는 거기서부터다.

세탁기 사러 가려고 하면 돈이 부족하고,

돈이 있을 땐 왜 이리 딴 볼 일이 많은지 그렇게 이 년동안

남편이 세탁기 대신 손빨래를 하게 되었다.

이젠 대답을 해서 얼른 사러가자고 하고 싶은데,

작년에 식구 하나 더 줄으니 빨래도 별로 없다.

대충 살아도 될 것 같은데 이건 순전히 내 생각일 뿐이다.

남편이 짜 준 빨래를 널을 땐 진짜 탈수기가 짠 것처럼

물이 안 나온다.

그래선가 전기요금도 확 줄었다. 물론 수도세도 별로 안 나온다.

세탁기를 남편이 사달라고 하는 집은 아마

우리집 밖에 없을 것 같다.

 

세번째 질문에 이건 뛰어다니는 말인지,

사람이 사람에게 말하는 말인지 그 말이 아니다.

늘상 나에게 하는 잔소리 중 일부분이다.

이런 말을 할 땐 그 남편의 마음을 좀 짐작한다.

잔소리도 관심있다는 일종의 언어라는 것.

그것도 이젠 자식들 다 나가고 둘만 남아

신혼도 아니오 구혼도 아니요 알 만 큼 다 알고

모르는 것이 있다면 그게 더 이상한 오래사는 부부에겐

공통어라면 맞는 애기다.

나도 종종 미 말을 종종 쓴다.

특히 술먹고 현관 비번을 느리게 누르는 소리에

"아니 또 술먹고 왔남? 내 말이 말같지 않어?"  이런다.

옛날 같으면 대판 싸우는데

지금은 안다. 그 말의 속 뜻이 따로 있다는 것을..

 

네번째  질문

반찬이 이게 뭐냐?

남편이 이러면 나의 대답은 없다.

왜냐면 나도 잘안다.

내가 반찬 해놓고 내가 맛없다고 할 수 없는 것을..ㅎ

국이 반드시 있어야 된다거나, 아님 찌게가 꼭 필수적으로

갖춰져 차려야 하는 밥상시대는 우리집이랑 좀 거리가 멀다.

있으면 해 먹고 다 떨어질 때까지 버티기식이니

그 때 그런다.

반찬이 먹을 게 없어 혼잣말로 그러면 만다.

해봤자다. 어쩔겨..돈만 주면 배달되서 날아오는 배달시대인데,

이상하게 맛없어도 집에서 해먹는 것은 습관이 되었다.

남편이 심심하게 김치찌게도 된장찌게도 나보다

더 잘끓인다.

부부는 처음부터 일심동체는 아닌가보다.

그렇게 맞춰보려고 살아보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