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까지 비가 쏟아부은 뒤라 해가 나니 날씨가 후끈 더웠다.
외출에서 귀가를 서두르는데, 걷자니 덥구, 버스를 타자니 차비
가 아까운 2정거장 거리이다.
그래도 버스를 타기로 했다.
냉방버스가 아니다.
'에이~ 냉방버스가 좋은데...'
금방 오는 버스를 탔다.
까치 머리에 호빵맨처럼 얼굴이 똥글똥글한 기사아저씨왈
"이 차, 저어쪽까지 밖에 안가요."
"네에?"
"이 차요. 저어기 아파트까지 밖에 안간다고요."
난 너무 놀라 어리둥절했다.
늘 타던 차이고, 또 우리집까지는 갔던 차이므로...
그래서 우리집까지 안갈까봐 무지 떨며 다시 물었다.
"조오기 다리꺼정도 안가예?"
아저씨 빙긋 웃으며,
"아...예...그 다리까지야 가죠."
"난...또..." -.-;;;
휴우~ 두 정거장 가는데 버스가 우리집까지도 안간대서야...
안도의 한숨을 쉬곤 곧 내릴 때가 되어 내리려니,
"우린 남자라도 여자보다 더 사근사근하고...늘 타던 손님만 타
니...심심해서요"
이러시며 웃는다.
앞문으로 내리라며 호빵맨처럼 웃으시는 아저씨!
내리는 내게,
"담에 마저 얘기 하이시데이~
지금 얘기 다 하면 나중에 할 얘기 없잖아요!"
"아! 예! " ^^
웃으며 버스에서 내렸다.
나보다 먼저 정거장에서 내리던 중년의 아저씨에게도 기사아저씨
"가입시대이. 나머지 얘긴 담에 하이시더!"
라고 하시길래, 난 그 아저씨와 아는 사람인 줄 알았다.
그런데, 내게도 그런 말씀을 하시는 것이다.
'나...참!'
삼십 평생에 저런 운전기사 아저씨는 처음봤다.
즐겁게 운전하시는 것 같아 참 보기좋았고, 그 운전기사 아저씨
때문에 기분이 좋아졌다.
그러면 난? 어떤 사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