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하게 있는 감나무 한 그루
해마다 노란감들이 탐스럽게 달렸어도
임자가 있다는 무성한 소문에
누구 하나 손댈 수 없는
한마디로 그림의 떡이 되버린 감
올해도
감잎은 떨어져 나뭇가지만 앙상한데
먹음직스러운 감은 까치밥이 되가고
지나치는 사람마다
감 좋네를 외쳐도
그냥 올려다볼 뿐
까치들 입만 호강시키고 있으니
기가막힐 일이네요
옛말에 죽쒀서 뭐 준다는 말처럼
올해도 또 그 꼴이났네요
사람도
못 먹는 하나뿐인 귀한 감
올려다 보고만 있으니
웃어야 할 울어야 할지
잘 모르겠 습니다
못 먹는 감인데 찔러라도 볼까요
아니면
감나무 밑에 누워 있으면
혹 떨어질까요
(제가 근무하는 주차장부스 앞에
감나무가 있습니다
지나가는사람마다 한마디씩 물어 봅니다
저 감 따도 되냐고
내가 앵무새도 아니고
귀찮아 죽겠습니다
나 역시 못 먹어 본 감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