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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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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미


BY 나목 2021-05-03

알을 품고 있던 꿩이 풀을 베던 트랙터에 깔려 발이 잘려 나가고 배가 터져서 죽었다. 주위에는 너댓개의 알이 깨져 있었고 일곱개의 알이 죽은 어미와 함께 사람들이 사는 집으로 왔다. 그날 오후 물이 끓여지고 뽑혀진 꿩털이 허공을 가볍게 날았다.
"오메, 알을 지키려다 죽었는갑네. 짠허다."
그 뿐. 저녁 밥상에 꿩고기가 올라와 있었다.

 몇 년째 집에 드나들며 밥을 먹고 가는 길고양이 지지가 며칠을 따라다니며 울었다. 벌써 새끼들을 데리고 왔어야 되는데 보이지는 않고 울기만 하니 변고가 생긴 것인가 짐작만 할 뿐. 그러던 어느 날 밤송이만한 어린 고양이들이 마당 구석으로 느릿느릿 숨는다. 가엷게도 세 마리 모두 눈병이 심하게 와 있었다.
"오메, 그래서 네가 그렇게 울었던 거구나. 짠헌 것." 치료를 위해 고양이 보호소에 새끼 고양이를 데려다 주고 오니 지지가 운다. 데리고 갈 때는 조용하더니 어미 고양이가 운다.
밤이 가고 해가 중천에 뜬 한낮 퉁퉁 불어가는 젖가슴을 핥으며 어린 것들을 찾는 고양이 울음소리.
푸른 오월의 하늘이 남모르게 긁히어 상처가 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