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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왜 오는가


BY 나목 2021-03-18

개나리도 피고
목련도 피는데
바람 한 점도 없는 밤
동백꽃 혼자 뚝뚝 떨어지니
지는 것들의 가여운
사연일랑은 그만 묻어 두자.
여기저기 피어나는 꽃들로
온 세상 다시 향기로워질테고
그거 하나면 된거지.

티끌같은 사람의
일일랑도 접어 두자.
펼쳐보지 않아도
넘어온 고개 몇 굽이냐.
그래도 이만하면 견딜만 한거지.

삶을 위해서
어떤 노력도 하기 싫을 때에도
사방천지 푸드득거리며
꽃은 피어서 안부를 묻네.
피었다 지는 것만큼
아득하고 먼
아름다움이 어디 있냐고.

나는 보았네.
어둠이 밀려 나가는 이른 새벽
불현듯 찬이슬을 털며 일어나
동백꽃 떨어져 나간 자리며
나무 아래 붉은 꽃송이며
쓰다듬고 어루만지고 가는
바람의 뒷모습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