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알보다 팥알보다
더 작은 유리 파편이
발바닥에 박혀 피가 번진다.
어떠한 상처에도 굳건하게
단단히 더 단단히 버티기.
어느 때는 마음에 레미콘차 한가득
콘크리트를 부어서 균열없이 완벽하게
한 시절은 안전하게 지낼 수 있으리라
했었다. 그러나
견디고 버티는 것,
세월앞에 그깟 시멘트 따위
점점이 핏방울 맺히는 일이지.
얼굴도 모르는 선대며
나를 사랑해 주시던 조부모
그 옆 아버지 또 그 옆
비어있는 어머니 자리
술 한 잔 올리지 못하고
꽃 한 송이 드리지 않고
눈물 몇 방울 고개 숙여 올릴 때
석상을 스치는 바람과
여린 풀 꽃송이들 내게 하던 말
산다는 것이 머
다 그런 것이지.
발바닥에 피 쯤이야.
그래도요, 그래도요.
봄인걸요.
봄마저 서러우면
나는 나는 어찌 살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