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 뚫린 사기 그릇에 심긴 선인장.
뜰 한 구석에 두고 잊었다.
비가 오면 비 맞고, 바람 불면 바람 맞았을 거다.
뜨거운 텍사스 태양 아래 달달 구워지기도 했겠지.
조그만 그릇 안에 갇혀있으니 클래야 클 수도 없다.
원래는 사람 키보다 더 크게 자라는 선인장이다.
사는 것이 힘들어 피눈물을 흘렸나 붉은 색이 돈다.
참 미안하게도 그래서 이쁘다.
하기야 인생도 그렇다.
아름다운 인생은 역경을 이기고 난 후에 가능하더라.
못난이 선인장이 환경을 탓하지 말고 이겨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