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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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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이 피는 이유


BY 나목 2020-11-14

이름없는 풀꽃들
아니 이름모를 풀꽃들
불러주는 이 없어도
저마다 흐드러지게 피었다
오늘에서야 자취도 없다

사람으로 나서 살아가는 것이
꽃만 같다면 너와 나
눈물 흘릴 일이 무엇이 있겠나
한 시절 마음껏 피었다가
찬바람불면 넉넉히 흔들리다가
홀연 스러지면 될 것을
그러나 우리가
푸르던 오월의 장미나
가을빛 아래 국화의 향기만
내내 헤아려서야 되겠는가

눈길 닿지 않는 구석마다
무심히 내딛는 발길마다
내가 미쳐 듣지 못한
풀꽃들 마르는 소리
가랑가랑 마음에 걸리는 날

가진 자에게 무소유란
없는 자에게는 전부일런지
가난했기에 가장 먼저
소리없이 일어나고
가장 나중까지 흔들렸을
너도 꽃이었다
너도 아름다웠다

지면 그만인 꽃이 피어나는 이유와
사람의 마음 또한 어렵기만 해
나는 가끔 꽃이든 사람이든
영영 이별하고만 싶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