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명Ⅱ
김수인
밤이 온다.
만물의 색을 빼앗고,
들리지 않는 자장가로 모든 이를 안식의 들로 인도하는
세상의 또 다른 반쪽이 고개를 들고 나를 찾는다.
빛나는 보석같이 찬란했던 영광은
떠나버린 나비처럼 다시 돌아오지 않고,
미로 속을 헤매는 슬픈 운명이
우울한 향기를 세상에 가득 채울 때
끝없는 산야에 듣는 이 아무도 없을 지라도
달을 향해 울부짖는 한 마리 짐승처럼
처절한 세상을 향해 그의 이름을 불러 보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