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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느림지대


BY 푸른느림보 2014-09-03



이제 구월입니다

바람이 많이 불고 비도 간간히 내립니다

쓸쓸하게 그 동안 잘 크던 감들이 땅바닥에 툭툭

떨어지는 것을 보았습니다

쎈 바람이 불어 푸른 땡감 옆에 붉게 물든 주황색 감도

모두 함께 떨어지는 것을 보고

떨어지는 것도 순서를 모르겠구나

익은 순서나

푸른 색 젊음도

떠나는 순서 없듯이

모두 한 순간이라는 것을 보았습니다​

언제부터

살아서 살아있다라는 것을 느낀

시작을 잘 모르지만

이런 저런 시간이  질긴 섬유질처럼

엮어져야 ​

비로소

아직 살만 하구나

살아도 되겠구나

그렇고 그런 애길 들어야

하는 것​

별 거 아니였습니다

요란하지도 유난하지도 않은데

늘 항상 옆에 있는 듯 없는 듯

붙어 있던 평범함에

익숙하게 잊어 버린 것 뿐입니다

당연한 것입니다

눈에 번쩍 띄여야 알아주는 이 세상인데

그 세상도 나름 그늘 진 곳이 있기 마련입니다

좀 뭔가 부족하고 모자르고 ​

축축하고 그늘지고 잘 안보이는 곳

그럼에도

느리게 사는 푸른향기가

​그 곳을

푸른느림지대라고

처음

주소를 만들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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