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구월입니다 바람이 많이 불고 비도 간간히 내립니다 쓸쓸하게 그 동안 잘 크던 감들이 땅바닥에 툭툭 떨어지는 것을 보았습니다 쎈 바람이 불어 푸른 땡감 옆에 붉게 물든 주황색 감도 모두 함께 떨어지는 것을 보고 떨어지는 것도 순서를 모르겠구나 익은 순서나 푸른 색 젊음도 떠나는 순서 없듯이 모두 한 순간이라는 것을 보았습니다 언제부터 살아서 살아있다라는 것을 느낀 시작을 잘 모르지만 이런 저런 시간이 질긴 섬유질처럼 엮어져야 비로소 아직 살만 하구나 살아도 되겠구나 뭐 그렇고 그런 애길 들어야 하는 것 별 거 아니였습니다 요란하지도 유난하지도 않은데 늘 항상 옆에 있는 듯 없는 듯 붙어 있던 평범함에 익숙하게 잊어 버린 것 뿐입니다 당연한 것입니다 눈에 번쩍 띄여야 알아주는 이 세상인데 그 세상도 나름 그늘 진 곳이 있기 마련입니다 좀 뭔가 부족하고 모자르고 축축하고 그늘지고 잘 안보이는 곳 그럼에도 느리게 사는 푸른향기가 그 곳을 푸른느림지대라고 처음 주소를 만들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