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814
누름돌
BY 비단모래 2014-08-21
누름돌
비단모래
물에 깍이고 세월에 깍여
동글해진 돌하나
각진 삶의 귀퉁이 지긋이 눌러놓는다
한때는 분노였던
한때는 절망였던
한때는 눈물였던
구름같은 날들
그래서 음력 삼월삼짓날 살얼음져 부푼
보리밭을 꼭꼭 밟는 답청처럼
떠오르는 시린마음 꾹 누르면
곰삭은 가슴이 너그러이 익었다
동치미를 눌러놓고
장아찌를 눌러
맛들게하던
누름돌처럼
세상에서 가장 큰 사랑은
용서 할 수 있는 거라고
심장을 달빛으로 씻고
돌 하나 얹는다
내 심장이 맛들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