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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859

살구 두 알


BY kim5907 2014-07-04

 목마르다며 가쁜숨 풀석이던 대지는

주린배 채운 아기처럼 평온해졌다

 

가는 빗발 흩날리는 이른 아침

별이와 산책길에 나서면서

오가는 길에 늘 눈인사를 주고받던..

409동 뒷길로 걸음을 재촉한다

혹?.하는 예감은 적중해 촉촉해진 잔디위로

지는 햇조각 닮은 살구 두 알이....

 

이른 봄 화사한 꽃대궐을 꾸미고선

무수히 많은 열매를 맺더니만

어느덧 볼이 햇볕으로 물들어 갈때

그 길을 오가며 나는

물 한 모금, 한스푼 햇살, 이파리 흔들어줄  한조각 바람도

줄 순 없어도

꽃대궐을 생각하며 보낸 그리움의 눈길.

 

떨어지고 따이고 높은 곳에 겨우 남은 두 알의 살구

주워 들고 보니 별이의 등에, 내 손등에도 핀

거뭇거뭇한 세월의  꽃이.., 아!. 살구도 이렇게 준비를 하는구나

손을 들여다 보니 팔순 어머니의 음성이 들리는 듯 한

여름비 시원스레 내린 아침!

문득 걸음 멈추고 걸어온 날들 뒤돌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