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어나더+ 아이함께 시범사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554

겨울나무


BY 비단모래 2014-01-10

겨울나무 

   비단모래

 

네비게이션이 고장난 낯선길에서

기계속의 여자만 원망하다

꼿꼿한 비너스를 만났다

 

교차로 부근

녹색등이 이미 점멸을 시작하고

붉은 눈을 깜박이기 시작하면

어디선가 피어나는 꽃이 있다는 걸

 

잠시 멈추어

해녀같은 숨을 몰아쉬고

보이지 않는 나이테를 센다

강한 철사가 둘러친 깨진 항아리같은

몸통

그러나 살아있다

 

그녀를 안고싶다

왼쪽 귀에 따스한 입김을 바르고

 비너스의 은밀한 그곳에

물큰한 봄 한줌 쥐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