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길
김수인
우울한 표정의 하늘아래
새하얀 눈이 온 세상을 뒤덮어
모든 것이 태초의 순수한 모습으로 돌아가
삶의 혼란과 절규가 사라진 새하얀 길을 당신과 걷는다.
하얀 길을 따라 우리는 오직 하얀 발자국만 남기고
끝없이 걸어가는 걸음의 끝에
아무도 찾을 수 없는 미지의 세상에 도달하게 되면
우리에게 남겨진 것은 아무 것도 없겠지만
반짝이는 당신의 눈동자를 가슴 속에 담고
하얀 눈처럼 살고 싶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