락헤드님의 블로그 | 락헤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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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 시작했는지 알 수 없다
혼자 있고 싶었다
특히
나이 들 수록 머리의 무게가 느껴질 때
지나간 시간을 몽땅 또아리처럼 엮어 이고 다니는
꿈을 꾼 날은
어김업이 나의 가장 긴 손가락 끝에서
일 센치만 더 늘려 닿을 어깨죽지 못 미치는 곳을
시원하게 박박 긁으면 혼자 거뜬히 잘 살 것 같은
예감에 잠시 잠깐이라도 36도 5부 짜리 뜨듯한
손길 빌려와도 탈 안될 세상이라면
바다만큼
오지랖 평수 넓은 마음인들 좀 봐주라 부탁한다
겨울 어느 저녁 조용히 날개 접고
흰 눈 길게 쌓인 검정 전깃 줄에 한 숨 고르고 쉬는
새 한마리 차타고 가다 얼핏 본 적이 있었다
어둠 속애서 흐리더라도 환하게 발사되는 새 한 마리의
눈동자의 빛
순간은 모든 것을 멈추게 한다
이 순간은 언제부터 시작했을까
또 가렵다
내가 박박 못 긁을 나의 몸 어깨죽지가 근지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