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
자운영 꽃 활짝 피었다
하필이면 임자 뻔한 논바닥에
연보랏빛 융단을 빼곡히 깔아 놓았다
어쩌나, 밥 먹고 사는 일은
푹신푹신한 융단 위를 걷는게 아니라
질척거리는 뻘에서 안간힘을 쓰는 것인데
- 전유경시집 <꽃잎처럼 흩어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