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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곡사로 가는 길


BY 푸른느림보 2011-12-17

나의 동네 뒷 산은 대나무들이 빽빽히 한 뼘식 간격을 두고

부둥켜 안고 산다.

혼자 들어가야 겨우 벌어지는 길이 있다.

마곡사는 혼자 가야한다.

대나무 숲에 들어 가듯이.

 

바람이 단청을 오랫동안 씻어

퇴색된 시간줄기를 휘감아 도는 풍경소리를

혼자 봐야 한다.

 

그 곳에

왜 가는 지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는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마곡사로  가는 길이라고  해야 한다.

 

 

 

 

 

작업공책-

몇 년전에 길 찾다가 우연히 마곡사라는 이정표를 따라 도착한 곳 바로 마곡사다.

혼자 터덜 터덜 아무생각없이 걸어 아주 오래된 색으로 시간을 입고 서 있는 절을

처음 봤을 때 그 때 그 느낌을 그대로 표현하지 못하였다. 아마 이 느낌이라도 기억하고

싶어 몇 번을 수정한 것인데. 지금에 이르러 읽어보니 그 때 그 마음이 조금 말을 한 것 같다.

혼자 가는 길이 어디 집 뿐일까..

사람으로 사는 길이 원래 혼자임을 이제 좀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