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線)/ 최삼용(바브)
선하나 메달고 세상에 나온 후
우린 선과 선의 교차점에서
삶의 희비곡선 마다
또 다른 난산(難産)을 배운다
모탯줄의 선을 끊으며
육을 독립시켜 내가 존재된 후
만나는 수많은 선과 선의 대립
고선과 와선의 집합으로 존립되던
모눈종이속 정사각처럼
오차없이 살고파도
들쑥날쑥하던 선분의 길이를 어쩌랴,
이 나이에 생과 사의 중심선을 긋고
내 산날을 한쪽에 얹으면
가벼워 기울어질 죽음 쪽의 무게
이제 이쯤치에다
연장선 하나 또렷이 표시하고
이 이후의 삶은 덤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