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여섯-그땐 그랬지/동창회에서
꿈이 뭔지 얘기 해 보자.
누구는 공부 해서 판사 되고요.
누구는 운동 해서 장군 되고요.
누구는 웅변 해서 국회의원 한대요.
참 예쁜 어떤 이는 엄앵란 된대요.
누구는 맛깔 나는 시를 쓰고요.
누구는 우주를 여행 하고요
얌전한 내 짝꿍은 현모양처 한대요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지
한 번도 생각 해 본 적 없고요
그저
중학생이 되고 싶어요.
---2010년 동창회에서---
똑 같애 ! 똑 같애! 그 때 그 얼굴.
깊은 주름 굵은 허리 술잔 돌아요.
판사 된다 하더니 법원 언저리
온 종일 이혼장만 쓰고 살고요.
장군 된다 하더니 부대 앞 닭 집 사장
골목 상권 지키러 시위 갔대요
글 좋다. 시를 쓰마. 멋진 친구는
하던 노래 이 절 까지 다 못 부르고
좀 아까 전화 받고 대리 운전 갔고요.
현모양처 꿈꾸던 참~한 가시내
애 둘은 새벽 까지 학원 돌리고
가게서 먹고 자고 밥 집 한다네.
대박 난다 투자해라. 나를 못 믿나.
차 살 거면 잘 해줄게. 명함이 돌고
보험 들면 연락해. 고무장갑 돌고
이 가슴 저 가슴엔 설움 돌아요.
그래도 우리 딸 로스쿨 한다.
우리 아들 이번에 육사 붙었다.
친구야 고생했네. 정말 장하다.
술잔 돌리는 풍경 슬퍼도
아직 우리에겐 내일이 남았다 .
그렇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