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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냐
BY 정국희 2010-12-19
오냐
할머니가 쓰고
어머니가 쓰고
이제 내가 쓰고 있는
오냐라는 말
이불 속처럼 따스하고 아늑한 말이지요
세상의 첫 글자 엄마 다음으로 배운 말
글 체가 각지지 않고 단정하여
입을 작게 오므렸다 놓으면
저절로 웃으면서 새나오는 말
오냐하는 대답 속엔
무엇이든 다 들어줄 것 같은 넉넉함이 있고
오냐하는 말소리엔
나는 네 편이다 든든함이 배어 있지요
아무리 많이 대답해도
아무리 많이 들어도
싫증나지 않는 감미로운 이 말
오냐
이보다 더
안심되고 편안한 말이 또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