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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둔산! 가을여인이여...


BY 최삼용(바브) 2010-10-23

 

대둔산의 가을 여인이여 /최삼용(바브)

 

쓰러질 듯, 쓰러질 듯,

태고 혼, 역 내린 금강암이

하늘빛 이고 선 낙조대 너머

치밀어 오른 노을만 만지작이다 지친 해거름 

 

의지간 하나없는 돌귓작에 뿌릿발 내어건 천년송이

고고한 푸름 지녔다고 홍조 띨 만엽마저

초록 게으름 피워 문 채

계절을 거부 하였는가?

 

천갈래 찢기운 바람의 비명마저 소스라드는 마천대가 

휘도는 까막새 날개 깃에

연신, 높새바람 태우며

처연한 울음을 골골이 내다 버릴 때

 

켜켜히 쌓여진 그리움의 촉수 세워 너를 탐하려 왔다가

아직은 준비 안된 만남 앞에  

너덜계단 틈사이서 마른 눈물처럼 떨궈진

묵은 해 고엽만 되밟고 나는 간다

 

그 여잔 아직 저만치서 시치미 뚝 떼고

초록 매무새를 고쳐 매는 데

두고 가는 뒤태에 그리움 걸리어 

아쉬움이 돌아 앉는 시간

 

이번 산행의 끝

내가 내걸 마루금에 꼭짓점은 어디일까?

어둠을 밀치고 남하 하는 가속페달엔

낯설은 만남 뒤 서툰 작별이 짓 눌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