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에 묻으며
비단모래
스무날 내내 왜 그렇게 바다가 뒤척였는지 이제 알 것 같다
스무날 내내 왜 바다가 그렇게 웅웅 거리며 울었는지도 이제 알 것 같다
사리와 조금을 넘나드며 불규칙한 거리 때문만은 아니었다.
바로 아들들
마흔 여섯명의 젊은 아들들이
엄마가 그리워서
아버지가 그리워서
아내가
형이 동생이 친구가
그리고 애인이 그리워서
뒤척였기 때문이다
바다를 지키다 바다에 영혼을 묻으며
마지막 작별인사를 못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멀리서 아들을 남편을 아빠를 애인을 부르며
통곡하는 목소리를 들었기 때문이다
죽을 힘을 다해 일어나 대답을 해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눈이 떠지지 않은 40미터 바닷속을
끝까지 지켜내며
눈을 감던 마지막 순간까지
스쳐갔을 젊은 비망록
비록 바다를 지키다 떠나갔지만
부모를 지키지 못한
아내를 지키지 못한
내 아이를 지키지 못한 회한이
바다를 통곡하게 만들었으리라
젊은 아들들아
주검으로 돌아와 가슴에 안긴 아들들아
바다위에 젊은 아들들의 이름을 눈물로 뿌린다
722 천안함은 조국을 지키고 바다를 지켜냈다고..영원히 지키겠노라고..
가슴에 묻는다, 젊은 내 아들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