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자
긴 생명 동그랗게 말아 넣고
온종일 귀 쫑긋 세워
나를 기다리다
문 열고 들어서면
제일 먼저 눈 맞추는
바람좋은 날 바람 담고
달빛좋은 날 달빛 담아
내 잠 못 이루는 밤
한줌 자장가로 우려내어
토닥토닥 두드려 주는
수 년을 함께하며
그저 말없이 지켜만 보다
힘들어 할 때마다
아가야 내 아가야
위로해 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