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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올라나 봐


BY 초록이 2009-08-21

 

지금은 여름의 끝자락이다

깊은 밤  맑기도 맑은  귀뚜라미  소리 하나 둘 들리고

가슴 찡한 느낌 한 방울

 

가을이 올라나봐

 

아침에 음식쓰레기  들고  나갔다 만나는 태양은 여전해도

내뿜는 그 열기는 한결 부드러워

9층아파트 우리집을 통과해 나가는 바람결속에

선듯거리는 가을의 냄새를  맡는다

그리고 중얼거림

 

가을이 올라나 봐

 

그 옛날 계절이 다가고 겨울바람이 휘익 ~ 콧끝에 닿으면

 게으름과  모호함의 자리를 떨치고 번쩍 정신이 나곤 했는데...

 

부드럽고

자애로운 가을은

그저 아직도 어린 가슴을  설레게만  한다 

 

놀이터 정자지붕아래 일곱여덟명가량 아즈마이들

단지가 떠나 가도록  와르르 웃는다

시원한 웃음조각들이

갈홍빛의  낙엽처럼

하나 둘

뜨거운 시멘트포장 길에 뒹굴고

 

화려하게 부스럭 대는 가을예감에

또다시 터뜨리는 말

 

가을이 올라나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