錦沙
삶의 골목 어디선가 탱글한 목소리가 들릴것이다
몸속을 드나들던 절망이라던지 혹은 슬픔이
희망과 징검다리하고
꼭 좌판에 얹힌 햇살마냥 널려있을 것이다
백과사전 모퉁이에 꼭꼭 박힌 노래는
흑백음표를 쏟아내고
저절로 지고 피는 꽃문자를 띄울것이다
양산만한 지붕아래서
몸을 포갠 바람이 고요하다
삶은 때론 절망이 희망이다
벼랑끝에 서서야 비로소 맑은 생이 얼마나
아름다웠는가를
비워낸 위장속이 얼마나 편안한가를
알게 되리니
고맙다
견딜수 있을 만치 분량의 무게로
나를 누르는 저 절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