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었던 가슴 풀어헤친 숲
심장뛰는 소리에 숲은
여린 안개에 고요히 잠긴다
어느새 발자욱 소리도 삼켜버리고
길섶엔 광대나물 봄 푸닥거리를
시작했다
셀렘을 견디지 못한 쇠별꽃은
큰 바위로 겨울을 가리고
뽀얗게 폈다
안개에 몸을 기댄 키작은 산수유
쑥새의 웃음소리에 살며시 겨울을
밀치고
노오란 눈을 뜨고 불놀이를 준비한다
수양매화 가지끝엔 투명한 거울이 맺혀
미동도 없고
그래도 거부할 수 없이
휘어진 가지 가득 계피낸 수수알들이
고요한 분주함에
가뿐숨 몰아 쉰다
모든 사랑의 바람이 휘몰아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