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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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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가 오리를 만날 때


BY 정자 2009-01-30

난 오리의 게으른 주인이다.

내가 어둠컴컴한 새벽에 출근을 할 때

어느 강가에서 전화번호도 없고 주소도 불분명한 철새 몇 마리의

오리를 날마다 눈빛으로 키우고 있다.

오리도 서로 얼굴부비고 잘 웃는다.

낄낄!! 끼이익!..

 

사람 웃는 소리는 사람만 알아듣지만

오리웃는 소리가 들리는 것은 나도 오랫동안 오리를

먼 발치로 눈 빛으로 살피다보니

꽁지 짧은 오리마냥

뒤뚱뒤뚱 걷기도 하고

슬쩍 겨드랑이에 근질근질 거려

박박 손넣고 귺는 모양이

꼭 오리 날개밑에 주둥이 처박고 기름 바르는 흉내다.

 

물위에 누구라도 부상을 하고

예수가 아니고서야 걸을 수도 있는 길이 생기나보다.

오리는 그 길을  빠르게 걷는다.

그러다

툭 발차고 떠오르는 날음.

그 최대속도에  

등뼈 속이 비워지고

흰뼈가 드러날 만큼 공기보다 가벼워진다. 

 

사실은 나는 오리의 주인은 아니다.

그렇다고 그 오리들이 나를 모른척하면 속상할 것이다.

누군가 나처럼 내가 그 오리 주인이라고 주장하면

그 때 확인해 볼것이다.

당신 오리가 웃는 거 보았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