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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연탄


BY 비단모래 2009-01-02

 

엄마와 연탄
 
엄마 정강이뼈에 숭숭 구멍이 뜷렸다
열아홉개 구멍속으로 찬 바람이 들어왔다
엄마 다리뼈에 새끼줄을 꿰어
휘휘 돌리며 골목길을 들어서면
매캐한 연탄가스 냄새가 났다
 
오늘 또 연탄은 꺼졌다
엄마 무릎뼈를 넣고 다시 불을 살랐다
엄마가 연탄한장 사기위해
삼천냉방같은 방구들을 덥히기 위해
진골빠진 엄마 다리는 연탄처럼 까맣게 졸아들었고
화깃내가 진동했다

골목안에 엄마가 들어오면

골목이 따뜻했다

엄마가 연탄을 들고 왔기 때문이다

엄마를 팔아

새끼줄에 매달린 연탄을 들고와

웃음을 피웠다
 
엄마는 결국
연탄이 되었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단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 이었느냐\"
엄마는 죽어
구멍난 무릎뼈까지 새내기 의사에게 던져주고
온몸을 활활 태웠다
 
그 온기가
이 겨울을 슬프게 녹인다
 
엄마는 연탄이었다.

슬프게 추억이 저장된 연탄같은 엄마

하늘 우체국으로 급히 전보를 친다

 

꿈속에라도

다녀가라고...

 

딸 마음속 밑불같은 우리엄마.
 

 

*안도현의 시 너에게 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