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 내 목걸인 열쇠 목걸이 내 목걸이가 뭘 이야기하는지 아니?
우리 엄만 잘 나가는 캐리어우먼 우리 아빤 유능한 CEO. 어때 자랑스럽겠지. 그래서 나는 모든 걸 혼자하는 똑똑한 아이라고 이야기하지.
학교 앞 문구점. 백원짜리 끊임없이 삼키는 쬐끄만 오락기 앞에 종일토록 쪼그리고 앉아 있어도 야단칠 사람이 없다고 이야기하지.
간식이 생각나는 오후, 엄마가 삶아놓은 고구마, 옥수수는 없지만 어제 밤 엄마가 지갑에 넣어 준 용돈으로 떡볶이며 꼬지를 마음껏 사 먹을 수 있다고 이야기하지.
학교 수업 마치자마자 영어학원, 논술학원, 컴퓨터학원. 저녁노을지고 어둠이 몰려 올 때까지 지친 몸, 헝클어지 머리로 여기저기 헤매야한다고 이야기하지.
어둠이 지고 집으로 가면 \'딩동\' 초인종을 눌러도 대답할 이 없어 비좁은 열쇠 구멍 찾아 \'철커덕\' 문을 열고 캄캄한 거실 불을 내손으로 켜야한다고 이야기하지.
사람소리 그리워 TV부터 켜놓고 배 고프면 뭐든 냉장고에서 꺼내 먹고 멍하니 드러누워 엄마 먼저 올까, 아빠 먼저 올까? 기다림에 지쳐 잠들어 버린다고 이야기하지.
내 목걸이는 열쇠 목걸이 가슴에 매달린 열쇠들이 짤랑짤랑 흔들리면 엄마얼굴 떠 올려본다. 엄마가 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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