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나서니
온통 낯선 바람이 뒹군다
그들이 나를 쳐다본다
노랗게 변해가는
은행잎 위에 앉아 있는 바람
은행잎 밑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바람
벤치에 기대있는 바람
웃고 있는 바람
떠드는 바람
내 맘에 들어와 나를 흔들까
애써 그 자리를 뜬다.
오늘도 난
바람난 아지매마냥
길거리 바람을 헤집고 다니다
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