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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추석 연휴


BY 써머스비 2008-09-16

 

          
          짧은 연휴



언제나,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의 명절 연휴는 언제나 길다

추석이라지만 선풍기를 틀어놓고 차례를 지내야했다

좁은 거실에서 동서가 뒤집는 동그랑땡 기름 냄새에

낮게 드리운 하늘에선 보름달이 베란다를 기웃 거린다


짧은 추석연휴가 아쉽다며

하늘을 날고 있는 헬리콥터 소음 속으로

성묘객의 손 흔드는 모습과 소리 없는 강물이 흐른다 

밀리니 막히니 해도

오가는 사람들은 들판도 보고 꼬리를 문 자동차도 보겠다


언제나, 그 자리에 있던 나는

짧은 연휴동안 어디 있었던 것일까

아침상을 물리고, 친정 가는 동서 떡이라도 싸 보내고

커피 한잔 마실 틈도 없이, 친정 온 시누이 점심상을 차리고

다과상을 내며  자기 자신을 잊고, 잃고 지난다


이제

늘어난 빨래감속에 나를 찾아 낼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