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집 다락방
좁다란 아래채 지붕 한편에
소녀의 궁전은 한낮 햇살초차도
좁은 창문턱에 지어진
작은 텃새의 보금자리를 지나
조그만 쪽창으로 비집고 들어와
앉은뱅이 책상위에 놓인
투명한 유리병 속 꽃송이에
작은 액자하나
읽다만 몇 권의 책 위로 내려앉아
소녀의 꿈을 키우고
온 누리에 어둠이 찾아오면
창살사이로 숨어드는
달빛에 달뜬 마음
창밖 별 하나가
소녀의 궁전에 살포시 내려앉았습니다.
성냥 한 개 피 쭉 그어 불붙인
작은 종 짓잔 속 타들어가는 심지에
꿈꾸는 별이 되어 넋을 잃었기도 했습니다
사랑하는 이의 시게 줄 을 사기위해
긴 머리를 잘라 장만했던 시겟줄
사랑하는 그녀의 긴 머리를 위해
시계를 팔아 산 고운 머리핀
어느 추운겨울을 사랑으로 꽁 꽁 묶어
사랑하기에 행복하던 그들처럼
언젠가는 찾아와줄
소녀의 왕자가 나타나길 꿈구던 작은 궁전
창가에 어둠이 오고 달빛이 내리면
이미 오래전에 주인 떠난 소녀의 궁전에는
오늘도 변함없이
창밖 별 하나가 살포시 내려앉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