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 모를 너
글 : 채은선
그냥 헤어지는 것이거니 했지
이렇게 멀리 와서 그리움이 한이 될 줄 몰랐어
막연 하게 떠나 왔지만
돌아갈 수 없는 길이 될 줄 몰랐어
헤어 진다는 것이 내 삶의 뿌리가
뽑히는 것이라는 것을 깨닫는 데는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많은 말이 목구멍에서 삼켜지고
울지 않는 법을 배우고
가슴이 메말라 가서
가믐날의 대지처럼 갈라지고
내 기억속에 지난날의
안락한 둥지를 다 지우기 까지
칼 바람이 광야로 데려가 밤새 돌린다
이제 홀로서도 두렵지 않고 낯선
누가 내안에 서서 뜻먼 그릇에
비련의 조각들을 담으며 웃고만 있다
목소리에 먼지가 쌓이고
시간은 길을 열고 재촉한다
어디로 가는 것이냐고
물을 필요가 없어졌다
나그네가 되어져서 집착이
없어 졌고 떠도는 구름처럼
이 하루의 안녕이 전부인 것을
너는 가르쳐 주지 않았다
네 곁을 떠나 지구를 회전 하면서
한모금 숨쉴 수 있는 이 공기가
얼마나 절대적 이라는 것을 알게되고
그 외의 모든것은 쉬운 것이라는
것을 알았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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