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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미역국과 헤진 손수건


BY 토용 2006-09-07

정수리위로

시뻘건 눈이 지켜보고 있었다.

20해째 미역국을 먹던 날

20해째 가슴속에 미끈거리던 것을

때약 볕에 증발시키고 앉아있던

정오의 시간

그림자마저 품고 있었던.

 

빨간 튜울립이 그려진 손수건을 샀다.

증발하다 남은 땀을 닦아내며

가슴속에 진액으로 끈적이던 꿈을

튜울립에 물을 주듯 훔쳐내며

포기와 체념을 배웠던 그날.

 

태양이 서쪽으로 기울어

그림자가 동쪽으로 조금씩 길어지는 시간.

헤진 분홍빛 튜울립 손수건을 본다

가슴속에 일어나는 끈적임.

누가 포기와 체념을 배웠다하는가?

 

온종일 태양을 이고 지친 남편은 잠이 들고.

나는 튜울립 전등아래 다시 한번 미역국을 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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