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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어진 시간들


BY time 2006-04-08

한줄기 소나기가 지나갔건만

처마끝은 미련을 부린다.

 

맑게 부셔졌던 물보라가

오색 찬란한 무지개가

기와지붕에 피어올랐던 기왓장냄새가

잊혀지지 않아.

 

지나간 소나기의 길목을 쳐다본다.

 

 

햇살의 눈부심에 

들켜버린 제 미련을

 

 

 

어쩔수 없이 놓아버린다.

 

 

저 만큼 멀리 달아난  소나기가  

남긴 입김을

다시 찾아내지 못할 대지속으로

보내버린다.

 

넘 버겁다.

 

목메인 여린 땅은

둥근 흔적을 만들어

아무말없이 삼킨다.

다시 바람이 불어

그  흔적을 지워버리면

처마도 제 미련을 잊겠지.

 

비웃던 햇살과

나란히 꼿꼿이 서서

헛헛

허한 웃음과 함께 날려버리겠지..

 

그래도

그래도

 

처마는 대지속으로

놓아야만 했던 추억이

어디쯤 있는지

 

숨이 멎는 날

 

끊어진 시간들이

다시 이어질

그곳으로 찾아가리라

 

하염없는 눈빛으로 약속한다.

 

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