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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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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 영혼


BY 까만밤 2005-12-15

오늘 같이 춥고 
온 대지가 컴컴해져 오는 시간이면

가슴 한켠으로 저려오는
한 외룬 영혼이 있다.

얼음장 같이 찬 바닥을 더듬어
불을 켜고
밥술 끓이는

고독한 그림자

시커멓게 그을린 냄비 위로
흐물흐물 기어오르는 연기 한올

산이
거기에 있어
감길듯 스러져 가는 헛 그림자 보고
연신 손 저으며 
어서 가라 재촉을 한다.  

가끔씩 내 뱉는
무거운 한숨 소리에

땅은 꺼지고

촛점없는 눈동자와
구부정한 허리는 
시나브로 꼼지락대는데

그건
나의 어미의 거푸집도
나의 어미가 벗어 놓은 
허물도 아니다.

바로 우리가
아무렇게나 벗어 놓은

아니 우리가 무심코 내 던진
고독한 어미의

쓸쓸한 영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