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같이 춥고
온 대지가 컴컴해져 오는 시간이면
가슴 한켠으로 저려오는
한 외룬 영혼이 있다.
얼음장 같이 찬 바닥을 더듬어
불을 켜고
밥술 끓이는
고독한 그림자
시커멓게 그을린 냄비 위로
흐물흐물 기어오르는 연기 한올
산이
거기에 있어
감길듯 스러져 가는 헛 그림자 보고
연신 손 저으며
어서 가라 재촉을 한다.
가끔씩 내 뱉는
무거운 한숨 소리에
땅은 꺼지고
촛점없는 눈동자와
구부정한 허리는
시나브로 꼼지락대는데
그건
나의 어미의 거푸집도
나의 어미가 벗어 놓은
허물도 아니다.
바로 우리가
아무렇게나 벗어 놓은
아니 우리가 무심코 내 던진
고독한 어미의
쓸쓸한 영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