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랑 장미 꽃잎 하나 떨어지면 유리병에 갇힌 물이 출렁거려요...) 햇빛도 무심히 한 물건이거니 지나치고 몸이 흔들린다 말하는가? 은색물고기듯 헤엄치는 것이어서 마련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차가운 물입자들 유리조각인듯
꽃가지와 함께 굳어있을 때,
바람조차 설레설레 가버리거늘
어찌 온갖 설움 다 증발한
화사한 날들의 몰락을 예견하며
담담하던 마음 미리 흔들렸을 때
빈 틈 없이 밀착된 물들 끼리
그 지느러미 누구에게 들킨 적 없었지만,
눈 밝은 사람 있어
바람 없이도 그건 흔들리게
아주 미세한 흔들림도 물처럼 부드러운 영혼에겐
치명적인 독바늘이 될 수있다고 말하는 그 사람이 있어
(노랑 장미꽃잎이 숨을 멈춘 순간에도 그는 하염없이 출렁거리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