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 처음은 기억이 안나...
지금도 그 기억을 여섯개의 다리를 가진 귀뚜라미가
나 대신 더듬거리고 있지.
오늘저녁의 방바닥에서.
시간의 영역을 알고 있는 줄 알았지. 난
그렇게 잘 아니 몸보다도 더 넓은 하늘을 재고 집짓는 거미가
부러웠어.
난 맹추야.
맨처음을 모르는 천치.
그 천치가 오늘 처음 가을에 역마끼가 있어
하늘에 떠 있는 파란섬을 읽었지.
깊고 푸르게 더디게 눈빛을 얹어주는 순서.
결코 모른다 하더군.
나를.
쑥스럽게 모자도 한 번 벗어보고
얼굴 다 드러내어 환하게 웃어.
하늘 첫사랑이 바람되는 날이
하필 가을이야
설마 가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