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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처음은..


BY 천정자 2005-09-07

맨 처음은 기억이 안나...

지금도 그 기억을 여섯개의 다리를 가진 귀뚜라미가

나 대신 더듬거리고 있지.

오늘저녁의 방바닥에서.

시간의 영역을 알고 있는 줄 알았지. 난

그렇게 잘 아니 몸보다도 더 넓은 하늘을 재고 집짓는 거미가

부러웠어.

난 맹추야.

맨처음을 모르는 천치.

 

그 천치가 오늘 처음 가을에 역마끼가 있어

하늘에 떠 있는 파란섬을 읽었지. 

깊고 푸르게 더디게 눈빛을 얹어주는 순서.

 

결코 모른다 하더군.

나를.

 

쑥스럽게 모자도 한 번 벗어보고

얼굴 다 드러내어 환하게 웃어.

 

하늘 첫사랑이 바람되는 날이

하필 가을이야

설마 가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