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뜰에 비둘기 한 마리 내려와
구구구 먹이를 쪼고 있었다
아침 인사치고는 좀 거칠게
나는 발을 탕 구르며 비둘기를 향해
으름장을 놓았다
비둘기는 그러나 놀라지도 않은 듯
잠시 더 그 자리를 노닐더니
난다, 난다, 아 드디어 난다
날개를 펼쳐 나는듯 하더니
다시 가까운 땅에 내려와
모이를 쪼는 비둘기는
날개의 신화를 모르는 것 같다
비둘기의 신화를 잃어버린 것 같다
창공을 향하여 은빛 날개 펼치고
한 번 날아 봄직도 한데
왜 비둘기는 날기를 거부하는 것일까
단 한 번만 내 앞에서
비둘기가 날아 준다면
낮은 땅에 엎드려 더 이상 날기를 거부한
너는, 어쩌면 너는
나를 향하여,너 앞에선 나를 향하여
보란듯이 비난하고 있는 거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