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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안에 소설이 있었습니다.


BY 천 정자 2004-12-10

우리엄마가  나를  키우느라고 파출부를 십여년 하셨습니다,

가난하여  집집마다  있던  냉장고두 전화두 우리집은  다 나중에  산다고  하셨습니다.

어느 날  우리집에  월부책  장사가  왔었습니다.

엄마는 스물네권짜리 문학전집인가  뭔가를  단칸방에  책꽂이두 없이  진열 해놓았습니다.

그리고  이년이  지나

테레비두 없구  하두 심심하여

문학전집이  꿔다놓은  보릿자루마냥  앉아 있는 책을  뒤적거리기 시작했습니다.

그 때

김동리가  누구이고, 이상이  시인이였으며

모르던  이름을 배우기 시작 했습니다.

나 중에 그 책값을 물어보니

테레비보다  더 비싸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  무렵  내 나이가  열 여섯, 일곱이던가  그렇습니다.

책 읽다가  가난한 것도 모르고

무슨 마약을 책갈피에 발라 놓은 듯  정신 홀딱 빠지게 하였습니다.

우리엄마는 칼라테레비 생기니까, 결국은  버린  흑백테레비  주워오고,

용량작아  못 쓰겠다고  바꿔 버린 백 삼십리터 냉장고  주워  와  지금도  애용하고  계십니다. 옛날 상호 금별. 그냥 별도 아닌 금으로 만든 별 냉장고.

며느리가  요즘 냉장고로 혼수로 드린다고 하니

네가 시집 안오면 절대 안사도 된다. 있는  냉장고는 지금도 피가  잘 순환된다. 건강하게.

파출부를  오래하셔서 돈 많은 유명한 집을 많이 알고 계십니다.

오히려 그들은  파출부가 아니고  손님으로 초대를 합니다.

그래도 엄마는  잘 안갑니다. 자존심때문에 그러는 줄 알았습니다.

가는 것은 어렵지 않으나

엄마보다 더 어렵고 힘든이 한 번 초대해서 그네들이 늘 먹는 식탁에 한 자리 내주라는 것.

엄마는 그들에게 비켜주고 싶었던 것입니다.

그들에게 사랑한다는 말보다 늘 한 두 공기밥  여유롭게하여

대문앞에 때 없이 찾아오는  나그네이든 . 그 누구이든  드리고  싶은 그  넉넉함.

나는

스물네권의 문학전집에 고스란히 배어있는  엄마의 마음을

지금도

삭히고

발효시키고  있는 중입니다.

어설프더라도.

 

 

 

 

 

  늘 가슴한켠에  아픔처럼 접혀져 펴지도 못하고, 읽어보지도  못한  것이였습니다.

아직도  직접 온도계로  재어야만  그 사랑이  느껴지는  모순에  수 없이 감추고 싶었던  것.

오늘은  그냥 펴보고 담담히 읽어주고  싶었습니다. 내 유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