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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곁으로


BY 소금쟁이 2004-11-20

언제나 시작이라 생각했는데

벌써 또 끝자락에 와 있습니다.
뒤돌아 보니 어느 것 하나 당신 것이 아닌 것이 없는데,
내 맘대로 생각하고 내 뜻대로 채우느라

바삐 여기까지 왔습니다.

모자라는 것이 너무 많다고

언제나 채워주시기를 간청했습니다.
사랑 받기를 원했고

행복하기를 원했습니다.
내 것이 아닌 것에 탐을 내었고,

어줍잖게 교만했고 너그럽지 못했습니다.
행동하는 용기보다 안주하기를 원했습니다.

언재나 내가 그어놓은 선에서 나를 가두었습니다

넘어서는 용기보다 주춤거리는 두려움이 앞섰고

언제나 그 선에 서있는 것이  나를 지탱하는 자존심이라 여겼습니다

 

날마다 쌓이는 낙엽처럼 내 번민도 그렇게 쌓여 갔습니다.
바람이 일면 아무렇게나 쓸려 갈 안타까운 연민 같은 것이었습니다.
끝없이 흔들리는 세상의 여정 속에서

내 작은 십자가는 버겁기만 했습니다.

당신은 얼마나 많은 날들을 애타게 지켜보았는지
많은 시간이 지난 후에야 알았습니다.
부끄럽게도 나는 모자람이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과분하게 차고 넘치는 자비를 받고 있었습니다.

행복하지 않은 것도 아니었습니다.

수 많은 이들의 기도로

내가 더 많이 사랑 받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더 많은 이들의 자비로 인해

행복 할 수 있었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모든 것은 나의 의지 탓이었습니다.
두려움과 막막함까지도 나를 이끌어줄 위로라 믿습니다.

나무라지 않고 꾸짖지 않고

묵묵히 바라 봐 준 당신이 계셨음을 알았습니다.
한참을 돌아온 후에야 당신이 아니면 안됨을 압니다.
완전하지 않으나 날마다 조금씩 가까워지기를 원합니다.
때로는 흔들리더라도 포기하지 마시고 잡아 주기 원합니다.
이리저리 방황하더라도 밝은 빛 비추시어 끌어주길 원합니다.
길은  멀지만 다시 당신 곁으로 가야합니다.

늦더라도 기다려 주시리라 믿습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