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여,
찬바람 가슴 저미는 이 이른 새벽
그 기운을 헤치고 나서는 걸음의 어머니가 있습니다.
불꺼진 세상
걸음 디디는 소리마저 공중에 울려 퍼지는
고요하여 그래서,
더욱 무서운 이 찬 새벽길을 헤치고 나서는 걸음의 어머니가 있습니다.
주여,
전지전능하신 주님의 은총의 가루로
그 분의 길을 밝혀 주시옵고
그 분의 가슴을 따시게 덥혀 주시길 간절히 기도 드리나이다.
주여,
병든 아이를 지닌 어미의 가슴은 온전한 것이 아님을 아신다면
불쌍히 여기시어 저 이른 새벽 칼바람 맞고서
주님의 곁으로 더욱 가까이 다가가 병든 아이를 위한 간절한 기도를 외치는
어머니의 기도에 귀기울 주십사 주님의 어린 양은
그분의 가시는 길에 귀 열며 간절한 기도를 드립니다.
주여,
데려가셔야 한다고 하셔도 좀더 미루어 주심이
까맣게 재가 되고 또 재가 되어 부서지는
어미의 가슴병을 고쳐 주시고 돌봐아 주시는 길임을 아신다면
주님의 그 온난한 손길로
병든 아이의 몸을 훓어 내려 주시어 어린 아이의 몸을 일으켜 주십시요.
주여,
비록 가진 것 없어 나누어 줄 수 있는게 고작 제 보잘것 없는
마음의 비장함을 아신다면
부디 무심히 여기지 마시고 그 어머니의 간절한 기도에 귀 기울여 주십시요.
주여,
풍성했던 가을은 아주 찰나적인 짧음으로 끝나고
밤이 지독히도 기나긴 겨울이 차비를 합니다.
풍성했던 가을의 그 찰나적인 짧은 생명으로 아이와 어미를 보시지 마시고
밤이 지독히도 기나긴 겨울 속에 아이와 어미를 내버려 두시지도 마시고
따스한 기운이 만개하는 봄날 속에 두 사람을 살게 하소서.
주여,
더딘 걸음일지라도도 하나하나 아이의 세포가 살아 나게 하신다면
그 세월이 무수히 걸려야만 한다 하더라도
아이의 존재가 어미를 살아가게 하는 삶의 의지이니
부디
그 어머니의 의지를 앗아가지 않도록 하소서.
주여,
아픈 아이를 위한 어미의 기도는 오장육부 모든 간장을 애끓고
다 녹여 버리는 처절함의 끝에서 묻어 나오는 희망이오니
부디
전지전능하신 주님의 힘으로 희망을 품게 하소서.
주여,
이 기도가 미처 완전하지 못하더라도,
주님의 앞에선 미천한 하나의 미물에 지나지 않는 어리석은 자일지라도
그러나
마음만큼은 그 어머니를 위한 진실된 기도임을 믿어 의심치 마시고
처절할 만큼이나 간절한 기도를 들어 주십시요.
주여,
어제는 별이 하나 죽어 떨어지는 것을 보았습니다.
세상 어디에서 그 누군가가 죽어 가는 것을 슬퍼한 주님의 찰나적인
눈물임을 알아버린 저의 이 간절한 기도를 들어주소서.
아이를 생각하면 편안한 잠 마저 독이 된다하고
아이를 생각하면 똑같이 돌아가는 일상도 독이 된다하여
마음이 항상 고된 어머니를 위하여
주여,
어머니의 눈물 젖은 기도를 들어주소서.
병든 아이와 어머니를 위한 저의 간절한 기도를 들어주소서.
주여,
바람이 눕고 별들이 기울고 여명이 밝아 옵니다.
기나긴 기도를 마치고 돌아오시는 병든 아이의 어머니의 걸음 소리가 들려옵니다.
오늘도
무사히 귀가할 수 있도록 그 어머니를 보살펴 주신 주님께
감사의 기도로서
아침에 일어나 마시는 따스한 허브로 환하여 드리오니,
내일도 그리고 다시 돌아오는 내일도
그 분을 위하여 길을 밝혀 주시옵고 그 분의 간절한 기도에 귀기울여 주소서.
주여,
당신의 위대한 사랑으로 또 하나의 사랑을 지켜주시옵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