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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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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


BY 꽃잎 2004-10-01

인연

 


뿌연 안개 사이로
새벽이 열리고 있었다
산사로 향하는 모정은 두손 합장하고
차분히 내려앉은 안개에 젖어
풍경소리에 마음을 달랜다

형형색색 바람에 뒹구는 낙엽은
마당 한 켠을 맴돌다
이슬에 젖어 이내 힘을 잃는다
한 웅큼 가을 햇살은
처마 끝 정원에 다소곳이 내려앉고
깃 세운 바바리를 곱게 접는다

가질것도 버릴것도 없이
부처님 전 향 올리고
삶의 묘약을 찾으려 원력 세워 합장 한다
인연과 인연의 굴레에서
욕망을 벗어 던질수 있는 지혜와
고요하고 부드러운 나를 달라 고개 숙인다

가슴이 더워진다 ...
눈시울이 뜨거워 진다...
늘 그랫듯이
산 자락에 이는 바람은
오늘도 내일도 변함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