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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의 추상


BY 심성보 2004-06-19

심성보시인과 함께하는 세상!

 비의 추상(抽象)

詩 : 심 성 보


비가오면 생각나는 사람이 있습니다.
하얀 우산을 항상 받쳐들고
쓸쓸한 웃음을 짓는 어느 한 사람이 말입니다.
그 사람은 늘 비를 사랑했었죠.
비속에는 기쁨도 있고 슬픔도 있어
비와함께 이야기하며 늘 거닐 수 있다고
내게 말했었지요.
비와함께 나를 바라보는 그 사람의
눈동자는 항상 촉촉이 빛나고
무엇인가 말할 것 같은 작은 입술은
언제나 살며시 떨고 있었어요.
비는 세상을 깨끗하게 씻어주고
내마음의 뒷모습을 생각해준다고
말하던 그 사람
그 사람이 오는 날은 항상 비오는 날이였고
그 사람이 비를 맞고 멀리 사라질때면
항상 내마음은 그 비로 젖어들어
소리 죽여 울먹이게 된답니다.
오늘도 이렇게 비오는 밤
그때 그 사람이 보고싶어 나는 그 거리에 와있지만
이제 그 사람은 보이지 않고
쓸쓸히 내리는 하얀 비만이
그때 그 사람의 형상만 말없이 그리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