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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199

논둑길


BY baada 2004-06-03

 

칡넝쿨처럼 어울어져 내가 너인지 네가 나인지

알쏭달쏭 알 수 없도록 그렇게 엉켜서 살면

우리 안될까

언제부터인지 배암처럼 구부정 휘었던 논과 밭은

자로 잰듯 정확한 금을 도드라지게 빛내면서

우리 사이엔 날 선 금이

죽 그어졌다

논둑을 따라 구부정 휘돌아 가면

하얀 찔레꽃처럼 넉넉하게

맞아 주던 너는

어느 날부터 몰래몰래

그 많은 금들을 키워냈는지

내 앞을 가로막고 떡 버티고 선

너게로 갈 수 없는

이 아득한 끝

논둑길지나면 ㅎㅎ

만나질 것 같은 우리였는데

구불한 논둑길따라 나 배암처럼 걸어가

만나 질 것 같은 너를